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 유예 조치가 다시 시험대에 설 것이라는 분석이 미국 내에서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 시간) 지난해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무기한 유예 조치를 내렸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당선되면 이 같은 조치가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전기차 정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바이든 지우기’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특히 SK하이닉스가 인텔로부터 인수한 중국 다롄 공장이 미중 갈등 속에 복잡한 상황에 끼어 있다고 조명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인수 계약 체결 이후 1차로 다롄 낸드플래시 공장 자산을 넘겨받았으나 2025년에야 2차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소장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나오는 위험 요인과 압박, 기회를 저울질하면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공장에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방식을 적용해 장비 수출통제를 사실상 무기한 유예했다. VEU는 일종의 ‘통합 라이선스’로 미 상무부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사용할 반도체 장비 목록을 제출하고 이에 한해서는 별도의 허가 없이 자유롭게 장비를 반입하는 방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