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를 가리지 위한 두 번째 결전지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하루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막판 유세에서 서로를 맹공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밤 9시 15분께 라코니아에서 80분가량 야간 유세를 진행했다. 그는 “공화당은 점점 더 통합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헤일리 전 대사) 한 명만 남았다”며 “그 한 사람도 내일이면 아마 사라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환상적인 여론조사가 있지만 우리가 1%포인트 진다고 생각해달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날 유세에는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다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비벡 라마스와미, 팀 스콧, 더그 버검 전 후보는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캐리 에이크 전 앵커 및 바이런 도널즈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 등이 모두 참석해 지지를 요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비난 공세에 나섰다. 그는 헤일리 전 대사 지지층은 급진 좌파라면서 "그들이 지지하는 이유는 헤일리가 이기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이기는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바이든을 너무 많이 이기고 있으니 서너 번은 (추가로) 기소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햄프셔주 마지막 유세에는 300여 명이 집결했다.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최대 7시간 유세를 기다렸는데 장소가 협소해 상당수는 입장하지 못했다.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할 때 “트럼프! 트럼프!”를 외치거나 그의 말에 호응했으며 “4년 더! 4년 더!”를 외쳤다. 유세는 석유 시추 등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시위로 4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헤일리 전 대사도 이날 오전 뉴햄프셔 프랭클린 유세에 이어 오후 6시 살렘에서 마지막 유세에 나섰다. 그는 앞선 프랭클린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절반의 지지만 받은 것을 거론하며 “어제와 오늘 정치 엘리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해 내가 사퇴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며 “미국은 대관식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선택을, 민주주의를 믿는다”고 외쳤다. 헤일리 전 대사는 디샌티스 주지사 사퇴와 관련해서는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양자 대결이 됐다”며 “이는 내일 여러분의 결정은 똑같은 과거를 더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지도자를 원하는지를 의미한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헤일리 전 대사의 마지막 유세에는 800여 명이 참석했다.
헤일리 전 대사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가 나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면 나는 그에 대해 진실을 말할 것”이라며 “그는 우리의 모멘텀에 겁을 먹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전국 소비세 신설을 찬성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가장 큰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어 “그는 왜 (노령연금) 연령을 70세로 올리려고 했는지, 왜 유류세를 갤런(약 3.78L)당 25센트씩 올리려고 했는지 등에 답해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몰아세웠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양자 구도로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투표 참여율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뉴햄프셔주 총무장관실은 공화당 프라이머리에는 32만 2000명이, 민주당에는 8만 8000명이 각각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 매체들은 “공화당 프라이머리 참여 예상자는 근래 뉴햄프셔주 공화당 프라이머리 투표자 규모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공화당 최고 기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됐던 2016년 경선(28만 765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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