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이내 2~3건의 기술 수출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바탕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의 과제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수민(사진) 삼진제약(005500) 연구센터장은 23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센터장은 SK케미칼에서 18년 간 연구개발(R&D),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등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2년 삼진제약에 연구센터장으로 합류했다. 이 센터장은 ‘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을 신약 개발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신약 개발에 도입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확대하는 등 삼진제약 신약 개발의 ‘키맨’으로 평가된다.
그는 삼진제약에 합류한 배경으로 최고 수준의 연구소를 꼽았다. 삼진제약은 마곡 R&D센터 준공에 약 400억 원을 투자했다. 약연구기획실, 의약합성연구실, 약리독성연구실, 동물실험실, 분석연구실, 제제연구실 등이 R&D 센터에 집약돼 있다. 연구소에서 후보 물질 발굴, 신약 개발부터 임상 및 허가까지 모든 업무가 가능하다. 이 센터장은 “최고 수준의 시설이 갖춰진 상황에서 제 역량과 경험이 더해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ADC의 열풍이 불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진제약의 R&D 역량도 ADC에 집중해 임상 초기 단계에서 기술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ADC 개발은 지난해부터 시작했으며 에피바이오텍 등 다양한 기업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다수의 후보 물질은 현재까지 동물 실험의 단계지만 기술 이전이란 성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센터장은 “빅파마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ADC와 면역항암제는 조기 기술 이전이 가능하다” 며 “실제 실적을 내면 R&D 인력을 늘리며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단계의 기술 이전을 위해 사업개발(BD) 인력도 확충했다. BD는 글로벌 기업에 후보 물질 등을 소개하며 기술 이전이 성사되기 위한 업무 전반을 수행한다. ‘빅딜’을 위한 가교 역할이다. 다만 기술 이전은 성사되는 것 만큼 이후 개발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중요하다. 통상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는 임상 진척에 따라 지급되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조기 기술 이전을 위해 다국적 제약사의 파이프 라인, 개발 의지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파트너사들을 분석 중이다. 그는 “국내 판권은 가져오고 공동으로 개발하면서 투자비를 회수하는 동시에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방식의 방향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의 뜨거운 열정은 이어가되 현재 확보한 15개 후보 물질의 데이터를 분석하며 버릴 물질은 버리고 R&D에 집중할 물질을 선별하겠다는 얘기다. 이 센터장은 “시장에서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물질은 빠른 의사 결정을 바탕으로 선별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R&D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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