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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총리, '최악의 종교 분쟁지' 들어선 힌두교 사원 개관식 주재

총선 앞두고 '힌두 민족주의' 내세워

무슬림 2000명 숨진 유혈 충돌 역사

일각선 "비극 정치적으로 이용" 비판

EPA연합뉴스




올해 4월 총선에서 3연임을 노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새 힌두교 사원의 개관식을 직접 주재했다. 힌두교와 이슬람교 간 최악의 종교 분쟁 진원지인 아요디아에서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워 힌두교 신자들의 표심을 결집시키려는 정치적 행보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아요디아에서 힌두교의 신 람을 모시는 힌두교 사원 ‘람 만디르’가 개관했다. 개관식을 직접 집전한 모디 총리는 행사를 위해 11일간 단식과 기도에 전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디 총리는 “정의가 이뤄졌고, 자부심이 회복됐으며, 기다리던 영광스러운 새 시대가 열렸다”며 “람 만디르 사원은 분쟁이 아닌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총선을 앞둔 모디 총리가 힌두 민족주의 지지 기반을 공고히 다지기 위해 람 만디르 사원을 무대로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디 정부는 이날 개관식에 정계와 재계는 물론 연예계 인사 등 8000명이 초청해 세를 과시했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인민당(BJP)는 인도 전역에서 사원 개관 축하 행사를 벌였다. BBC는 “(람 만디르 사원은) 2014년부터 인도를 통치해온 모디 총리의 BJP가 세 번째 임기를 위해 시작한 핵심 프로젝트”라며 “힌두교의 바티칸으로 불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요디아는 인도에서 최악으로 꼽히는 종교 분쟁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1992년 힌두교 과격 단체인 ‘힌두 민족 의용단’은 아요디아에 이슬람 사원이 세워진 것에 불만을 품고 이를 파괴했다. 인도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 신자들은 아요디아를 람 신이 태어난 성지로 본다. 이 사건으로 힌두교와 이슬람교 사이 갈등이 고조된 끝에 무슬림 2000여 명이 사망하는 유혈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후 2019년 인도 대법원이 힌두교도의 손을 들어주면서 람 만디르 사원이 지어졌다.

이에 모디 총리가 비극적 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모디 총리의 최대 경쟁자인 간디전 총재는 “모디 총리가 완전히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모디 총리가 힌두교도들이 무슬림에 대한 폭력 사건에도 처벌 받지 않은 선례를 남긴 곳에 참석한 것”이라며 “람 만디르 사원은 모디 총리가 인도에 힌두교 패권을 확립한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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