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울산시장이자 재선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소속 박맹우 전 의원(72)이 22대 총선에서 같은 당 김기현 전 대표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전 의원은 앞서 2020년 총선 때 남구을 후보 경선에서 김 전 대표에게 패한 적 있다. 정치 중진들 간 4년 만에 리턴매치가 성사되면서 울산지역 최대 관심지역이 됐다.
박 전 의원은 25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0년 가까운 공직 생활을 마치고 소시민으로서 초야에 묻혀 있었지만, 오랜 고심 끝에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울산 남구을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심각한 총선 위기에 직면한 국민의힘, 어려운 처지에 있는 국가와 울산의 경제 등을 출마 결심의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의 실정(失政)도 출마 결심을 굳힌 요인이라면서 상대를 견제했다.
박 전 의원은 “울산시민의 큰 기대 속에 전폭적인 지지로 당의 큰 역할을 맡으신 분이 당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선당후사는커녕 선사후당, 다시 말해 당보다는 오직 자신의 이익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많은 울산시민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된 것”이라고 김 전 대표를 겨냥했다.
그동안 울산 남구을은 5선에 도전하는 김 전 대표의 출마가 기정사실로 되면서 국민의힘에서는 도전장을 내민 정치인이 없었다. 대항마로 거론되는 인물도 없어 김 전 대표의 독주가 예상됐다.
박 전 의원과 김 전 대표는 울산에서 묘한 정치 인연을 갖고 있다. 박 전 의원은 2002년부터 2014년까지 3∼5대 울산시장을 지냈다.
2014년 3선 의원이던 김 전 대표가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그해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 선거에 도전한다고 선언하자, 당시 시장이면서 4선 연임 제한을 앞두고 있던 박 전 의원은 김 전 대표의 지역구인 남구을에 출마하기로 했다. 마지막 시장 임기를 3개월 남기고 사퇴했다. 그해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각각 당선되며 자리를 맞바꿨다. 두 사람은 2020년 국회의원 선거는 공천에서 맞붙었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패한 김 전 대표가 남구을에 다시 출마하면서 경선 경쟁을 벌였고, 김 전 대표가 후보로 확정된 후 당선됐다.
한편, 야권에선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형근 전 울산시 사회일자리 에너지정책특보와 박성진 전 남구을 지역위원장, 그리고 진보당 조남애 전 구의원이 각각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