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B·C 기존 노선 연장 발표에 관련 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새롭게 추가된 정차역 인근 아파트 단지들에 대한 매수문의가 증가하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
25일 정부는 ‘2기 GTX’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GTX A·B·C 노선 연장과 함께 D·E·F 신규 노선을 신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A 노선은 동탄에서 평택까지, B 노선은 경춘선을 활용해 마석에서 춘천까지, C 노선은 덕정에서 동두천, 수원에서 아산까지 연장된다.
이번 발표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지역은 A·C노선이 겹치는 경기 평택이다. GTX 정차역으로 예정된 지하철 1호선 평택지제역에서 가장 가까운 대단지 아파트인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1999가구)는 이날 오전 정부 발표 이후 매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GTX 노선이 두 개가 지나간다고 하니 서울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8억 2500만 원에 거래된 전용면적 84㎡형 매도 호가는 이날 최고 10억 원까지 올랐다.
GTX-C노선이 정차할 예정인 1호선 병점역도 관심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12월 6억 4300만 원에 거래된 병점역 인근 ‘병점역아이파크캐슬’ 전용면적 84㎡형의 매도 호가는 이날 7억원으로 뛰었다.
동두천 일대도 반색했다. 현장에는 서울지하철 1호선 동두천역에 GTX-C 노선이 정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동두천시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동두천은 집값 상승 요인이 사실상 교통밖에 없는 지역”이라며 “2022년 매수 열풍 이후 침체기가 길었는데 이날 오전에만 문의 전화가 4통이 들어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강원도 춘천 일대도 들썩이고 있다. 정부는 GTX-B를 강원 춘천시까지 55.7㎞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25년 10월 입주하는 경춘선 춘천역 인근 소재 ‘더샵소양스타리버(1039가구)’가 주요 수혜 단지로 꼽힌다. 춘천시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경쟁률은 높았지만 고금리에 매수심리 하락과 맞물려 분양권 차익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앞으로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사업 속도 등이 뒷받침돼야 GTX 신규 노선 신설 호재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광역 교통망 개발은 지역 내 상당한 개발 호재지만 예비타당성 조사와 착공, 개통까지 많은 재원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만큼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최종 노선 확정을 놓고 지자체 간 갈등도 사업 추진 속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GTX 논의가 2010년부터 시작돼 15년 만에 착공에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D·E·F 노선 개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GTX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 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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