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쇼핑’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떠돈다. 환자 혹은 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쇼핑하듯 끊임없이 병원을 찾아다니며 오히려 병을 키우는 현상이다.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신간 ‘의료쇼핑, 나는 병원에 간다’는 서울삼성병원에서 25년간 임상 경험을 쌓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저자가 인간 중심적인 의료 환경을 구축하는 방안을 고민하며 자기 경험과 견해를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우선 의사가 의료 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의료지식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환자는 교과서 대로 아프지 않기 때문이다. 의학 지식만으로 접근하면 환자를 둘러싼 여러 변수를 간과해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하거나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환자 측의 편견도 있다.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부모의 지나친 관심이 아이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곤 한다. 전체적으로 병원에 대한 불만과 불안을 가지고 있는 환자, 의학지식 만능인 의사, 그리고 예민한 가족의 악순환이 ‘병원쇼핑’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본다. 1만 7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