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 30여 대가 대만 공역에 출현해 대만군이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의 군용기를 대만 공역에 투입한 것으로 중국이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33대와 군함 6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인민해방군 군용기 33대 가운데 쑤(SU·蘇愷)-30 전투기를 비롯한 13대가 각각 대만해협 중간선이나 그 연장선을 넘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북부 공역과 서남부 공역으로 진입한 뒤 중국 공역으로 돌아갔다.
이를 포착한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해당 해역에 함정들을 파견해 인민해방군 함정들의 움직임도 모니터링했다. 대만 국방부는 26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온 중국 풍선 2개 역시 탐지했다고 밝혔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1955년 미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앞서 대만군은 25일 오전 6시부터 26일 오전 6시 사이에도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0대와 군함 4척을 각각 포착한 바 있다. 대만군은 26일에도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온 중국의 풍선 4개를 탐지했다.
앞서 지난 13일 실시된 대만 대선에서는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와 민중당 커원저 후보를 꺾고 총통으로 당선됐다. 라이 총통 당선인은 오는 5월 20일 취임식을 하고 차이잉원 현 총통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한다.
중국은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군사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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