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시니어 주거 시설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규모는 오는 2030년 16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지난달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970만 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18.9%에 달한다. 올해 말에는 이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고령 인구가 머물수 있는 주거공산 수는 부족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 발표한 '2023 노인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국 노인복지시설은 총 8만 9643곳이다. 입소 정원은 36만 4116명이다. 이는 노인여가복지시설과 노인의료복지시설, 재가노인복지시설, 노인보호전문기관, 노인일자리지원기관 등을 모두 합친 결과로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고령 인구를 수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2022년 39곳에 불과한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이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도록 노인복지주택용 부동산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기한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로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내 의료복지시설 전용 용지에 헬스케어 리츠 사업을 진행할 민간사업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민간사업자는 헬스케어 리츠를 설립해 시니어주택을 비롯한 의료·업무·상업·문화·주거시설을 개발하게 된다. 또 임대·운영·분양을 통해 얻는 수익은 주주로 참여하는 국민에게도 배당할 수 있도록 리츠 주식의 공모 상장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첫 헬스케어 공모 상장 리츠의 민간사업자 모집이 시행되면서 시니어 케어 산업의 활로 개척 및 부동산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헬스케어 리츠는 시니어 하우징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다. 미국의 경우 헬스케어 리츠 시장이 125조 원 규모에 달한다.
시니어 하우징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시니어 토탈케어 기업 케어닥이 대표적이다. 케어닥은 시니어 돌봄 매칭 서비스와 홈케어 서비스, 방문요양돌봄센터 직영 및 파트너 사업, 돌봄 전문가 양성 교육, 병원·자택 간병 등 시니어 생애 주기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케어닥의 대표 주거 시설인 '케어닥 케어홈'은 전통적인 요양 시설과 프리미엄 시니어타운을 잇는 중간 단계의 주거형 요양 시설이다. 1호점 개소 3개월 만에 실버타운(1관) 계약률 100%를 달성했으며, 지난달 2호점인 송추 포레스트점을 오픈했다. 케어닥 관계자는 "동탄에서 이뤄지는 헬스케어 리츠 사업에 참가 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시니어 하우징 개발 및 위탁운영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도 미래 먹거리로 실버타운 사업을 점찍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5월 서울 강서구에 시니어타운 'VL르웨스트'를 선보였다. 지하 6층~지상 15층, 4개 동 810호 규모다. 지난해 5월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조성된 시니어 복합단지 'VL라우어' 역시 청약 경쟁률이 30대 1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이자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도 지난해 말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고품격 시니어 주택을 비롯해 호스피탈리티(환대 서비스)를 접목한 럭셔리 레지던스 주거 사업을 전개한다는 전략이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그동안 스타필드가 20세에서 49세에 이르는 영 패밀리를 타깃으로 사업을 영위했다면 앞으로는 시니어와 프리미엄 시장을 정밀 공략할 것"이라며 "단순 요양 시설이 아니라,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는 라이프 타임 파트너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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