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남성이 1970년대 일본 전범 기업의 본사·공장을 연쇄 폭파했던 급진 무장투쟁 단체인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의 조직원이었다고 주장하며 49년 만에 자수했다.
27일 현지 방송 NHK 등에 따르면 경찰은 1975년 4월 도쿄 긴자에 있던 '한국산업경제연구소' 건물 폭파해 지명수배 중이던 기리시마 사토시(69)가 수도권인 가나가와현 내 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정보를 지난 25일 입수했다.
경찰은 기리시마로 추정되는 이 남성과 접촉한 결과 해당 남성은 자신이 기리시마 사토시라고 밝혔으며 사건 당시 상황에 관해서도 얘기했다. 말기 암에 걸려 입원 중인 이 남성은 "나는 마지막이니 붙잡아 달라"며 병원 관계자에게 자신의 신원을 밝혔고 이 정보가 경찰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올해 입원할 당시에는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DNA 등을 통해 이 남성이 기리시미가 맞는지 확인 중에 있다.
기리시마는 급진 무장투장 단체인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의 회원이다. 이 단체는 대학 중퇴생, 한국 근현대사 전공 대학원생, 회사원 등으로 구성됐던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은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 지배로 성장한 주요 기업들을 폭파하며 일제의 무반성과 무책임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을 요구했다. 1974년 8월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폭파사건, 같은 해 10월 미쓰이물산 본사 폭파사건 등 1974∼1975년 일본 기업 본사나 공장을 연속적으로 폭파했다. 기리시마가 폭파한 한국산업경제연구소의 경우 일본 전범 기업에 한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아시아 침략 봉사 활동의 거점으로 보고 일본 경제인의 방한을 반대하기 위해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 조직원들은 대부분 당시 체포돼 수감 중 사망했거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했으나 기리시마의 행적은 지금까지도 오리무중이었다. 일본에서는 사건 발생 50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열차역이나 파출소 등에 그의 지명수배 전단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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