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전략순항미사일을 나흘 만에 또다시 여러 발 쏘며 대남 위협 행보를 지속했다.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4월 총선을 겨냥해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며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북한의 의도가 노골화하는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군이 오전 8시께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해상에서 북한이 발사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포착했다”며 “(세부 제원 등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24일 이후 나흘 만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장소가 해상인지, 수중인지, 육상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발사 위치는 북한이 잠수함을 건조하는 신포 조선소 근처여서 주목된다. 잠수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무기 체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3월 신포 일대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만약 이번 미사일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이 맞다면, 한미일이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등을 통해 감시·정찰·요격망을 강화하는 데 맞서 북한이 이를 회피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순항미사일은 어디서 쏘든 8자나 타원 궤도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비행하고 저궤도로 날기 때문에 탄도미사일과 달리 발사 및 낙하 지점을 포착하기 어렵다. 지상에서 발사해도 위협적인 순항미사일을 북한이 지난해 3월 수중 발사까지 시도한 것은 발사 플랫폼을 다양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앞서 북한은 19일에도 ‘수중 핵무기 체계’ 해일-5-23의 중요 시험을 동해 수역에서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해 3월 북한이 8·24 영웅함에서 SLCM을 처음 발사했는데 어뢰 발사관에서 발사하는 형태로, 이번에도 동일한 시도의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연초부터 잇따라 도발을 감행하는 것은 한미일 공조에 반발하는 동시에 4월 총선을 앞두고 위기감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로 총선 전까지 군사적 위협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논평에서 한미의 사이버 동맹 훈련과 연합전투사격훈련, 연합해상훈련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북측은 논평에서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만반의 임전 태세를 갖추고 미국과 그 하수인들의 침략 책동을 가장 압도적인 힘으로 철저하게 제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과 괴뢰 대한민국 족속들에게 다시 한번 경고하건대 만약 전쟁의 도화선에 불꽃이 이는 경우 우리의 무자비한 정벌의 목표로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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