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전시에 즉각 동원할 수 있는 신속대응군(NRF) 배치를 늘렸다. 나토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루마니아와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에 신속대응군을 전진 배치하고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에 주둔하는 전투단 전력도 강화했다. NRF가 방어 목적으로 가동된 첫 번째 사례였다. 나토 신속대응군은 지역 분쟁 개입, 평화 지원, 재난 구호, 인도주의 활동 등을 목적으로 2002년 창설된 다국적 군사 조직이다. 그해 11월 프라하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설립돼 이듬해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승인됐다. 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회원국 전체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해 집단 대응한다는 나토 헌장 5조를 염두에 둔 것이다. 육해공군 및 특수부대로 구성된 대응군은 2003년 10월 나토군사령부로부터 지휘권을 넘겨받아 국제분쟁 지역에 독자적으로 출동할 수 있다.
신속대응군은 세계 어느 곳이든 5일 내에 1차 선발부대를 투입하고 나머지 병력은 1개월 내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출범 초기 병력 1만 3000명으로 출발해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계기로 4만 명으로 늘렸다. 48시간 이내에 배치되는 5000명 규모의 초신속합동군(VJTF)을 만드는 방안도 이때 나왔다. 나토는 현재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병력을 30만 명으로 대폭 늘리고 기동성을 한층 강화하는 ‘연합신속대응군’ 창설도 추진하고 있다.
나토가 신속대응군 등이 참여한 가운데 독일과 폴란드, 발트해 일대에서 1988년 이후 최대 규모인 ‘확고한 방어자 2024’ 연합훈련에 돌입했다. 이번 훈련에는 31개 회원국과 스웨덴에서 약 9만 명의 병력이 참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15년 만에 영국 본토에 최신형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들이 안보 불안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도 영토와 주권을 지키려면 압도적 군사력을 갖추는 한편 실전 훈련을 반복해 즉각적인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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