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손을 잡은 애플이 국내 클래식 스트리밍 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조인다.
애플은 29일 서울 애플 명동에서 ‘애플 뮤직 클래시컬’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주류, 틈새시장으로 꼽히는 클래식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하는 배경과 향후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이날 조나단 그루버 애플 뮤직 클래시컬 글로벌책임자는 “클래식 음악을 위해 설계된 궁극의 앱”라며 “대중음악 대비 복잡하고 독특한 클레식 음악의 정보와 메타데이터를 포함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24일 국내 정식 출시된 애플 뮤직 클래시컬은 국내 클래식 팬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만 명 이상의 작곡가, 500만 개 이상의 작품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클래식 라이브러리를 제공한다. 작곡가·지휘자·시대·오케스트라·사용 악기 등 다양한 분류를 통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온 K클래식과 발맞춰 다양한 협업도 진행 중이다. 협업 아티스트로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손열음, 조성진을 선정해 다양한 독점 콘텐츠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쇼팽의 에튀드 ‘겨울바람’ 등을 선보인 임윤찬은 “중3 때부터 애플 뮤직을 써 오며 새 음악과 잊혀졌던 명반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며 “제가 고른 플레이리스트는 제게 진정한 음악이란 무엇인가 큰 충격과 희망을 준 음악들이니 다른 분들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롯데콘서트홀·통영국제음악제 등 K클래식 대표 단체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일례로 롯데콘서트홀은 앱 내 큐레이터 페이지를 통해 공연장 프로그램과 관련된 독점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한다.
애플 외에도 다양한 스트리밍 플랫폼이 한국 클래식계를 찾아오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지난해 12월부터 영화 수준의 화질로 제작된 공연 영상을 제공하는 플랫폼 ‘디지털 스테이지’를 론칭해 서비스 중이다. 정경화·KBS교향악단 등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도이치그라모폰 아티스트들의 예술의전당 공연이 촬영돼 도이치그라모폰의 플랫폼 스테이지 플러스와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와 조성진의 공연이 전 세계 클래식 팬들에게 제공됐다. VOD 서비스 뿐 아니라 실시간 스트리밍도 제공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무료로 운영될 예정이다.
KBS교향악단도 다양한 영상을 국내 최초의 온라인 콘서트홀 디지털 K홀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2008년부터 운영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디지털 콘서트홀도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인기다. 7일 개관 15주년을 맞아 생중계된 공연이 큰 화제를 모았다. 해외에서는 독일의 플랫폼 ‘이다지오’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클래식 스트리밍 활성화가 클래식 외연 확장의 기회를 제공해 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제력 있는 중년층 이상에 한정돼 왔던 클래식 팬이 저렴하고 접근성 높은 스트리밍을 통해 늘어날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다”며 “다만 클래식 감상이 스트리밍에서 그치지 않고 공연장으로까지의 발걸음으로 실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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