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정말 애 나올 것 같아.”
29일(한국 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 넬리 코르다(미국)의 경기를 자기 일처럼 가슴 졸이며 지켜본 한 사람이 있다. 넬리의 언니인 제시카 코르다(미국)다.
넬리는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2차 연장 끝에 우승한 뒤 언니 제시카와 영상 통화를 했다. 동생의 얼굴을 보자마자 건넨 한마디는 “애 낳으러 갈 뻔했다”는 말. 제시카는 2021년 12월 프로 골퍼 출신의 부동산 중개업자인 조니 델프리트(미국)와 결혼했고 곧 첫 아이를 얻는다. 다음 달 초가 출산 예정일이다.
넬리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언니는 ‘얘가 나를 기어이 분만실로 보낼 셈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하더라”며 웃은 뒤 “다행히 아기는 뱃속에 잘 있는 것으로 확인했고 그래서 자매 사이도 틀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TV 중계를 보던 임신부 언니가 안절부절못할 만큼 경기는 스릴 넘쳤다. 넬리는 4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지만 16개 홀에서 5타나 잃어 우승이 거의 멀어졌다. 하지만 17번 홀(파5)에서 중거리 이글 퍼트를 넣고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는 다트를 던진 듯한 정교한 샷으로 탭인 버디를 떨어뜨려 연장에 갔다. 1차 연장에서 리디아 고가 그린 뒤 칩 샷을 잘 붙인 바람에 승부를 끝내지 못했는데 2차 연장에서는 넬리가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그는 그러나 침착한 칩 샷에 이어 파 퍼트를 놓치지 않아 10m 거리에서 스리 퍼트를 한 리디아 고를 따돌렸다.
14개월 만에 우승한 넬리는 투어 승수를 9승으로 늘렸다. 제시카의 6승과 더하면 자매 합작 15승이다.
LPGA 투어는 2월 22일 시작되는 혼다 타일랜드 전까지 휴식기다. 부모가 체코 국적인 넬리는 조부모와 휴가를 보내러 체코 프라하로 날아간다.
코르다가(家)는 소문난 ‘운동 가족’이다. 아버지 페트르 코르다는 1998년 테니스 메이저 대회 호주 오픈 남자 단식 챔피언이고 어머니 레지나도 1991년에 세계 랭킹 26위까지 올랐던 테니스 선수 출신이다. 남동생 서배스천 코르다 역시 테니스를 썩 잘한다. 지난해 호주 오픈 8강까지 올랐고 올해는 3라운드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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