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래 관광객 2000만 명을 유치하기 위해 틈새시장이던 중동 관광객, 아시아 남성 관광객 등을 겨냥한 관광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여행 트렌드가 단체 관광에서 개별 관광으로 바뀌면서 그간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관광)의 핵심이던 중국·일본에서 예전만큼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콘텐츠를 매개로 인바운드 관광객을 다양하게 유치하겠다는 방침이다.
29~30일 양일간 서울 용산에서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주최로 열린 ‘인바운드 트렌드 및 2024 사업 계획 설명회’에서 전문가들은 중동 시장에 주목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등 중동에서 지난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3만여 명이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88.2% 회복했다.
인원은 적으나 이들이 한국 관광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평균 지출액이 2500달러에 체류일도 10일 이상으로 길다. 수백 명의 대표 사절단, 10명 내외 왕족 등 대규모로 한국을 방문해 럭셔리 여행을 선호한다. 지난해 롯데호텔서울에 묵은 카타르의 한 가족은 호텔에서 판매하는 너츠류 상품만 7000만 원어치를 사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철진 롯데호텔 매니저는 “중동 국가에서 의료 관광을 오면 스위트룸에서 2주 이상 장기간 투숙하는 경우가 많다”며 “왕족이 방한하면 24시간 라운지·버틀러 서비스 등 부대 서비스를 제공해 매출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가장 많이 한국을 찾았던 중국인 관광객이 여성에 치우쳐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트립닷컴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트립닷컴을 통해 한국을 여행한 중국인 관광객의 66.4%는 여성이었다. 일본의 경우 58.72%, 태국은 51.33%로 한국보다는 성별 간 차이가 작다. 주변 아시아 국가에 비해 한국이 중국인 남성 관광객을 유인할 관광 콘텐츠가 부족한 셈이다. 에디슨 천 트립닷컴 부사장은 “잠재력 있는 중국인 남성 관광객을 어떤 체험을 통해 유치할지 한국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관광공사는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세워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을 유치해내겠다는 전략이다. 정석인 공사 기획조정실장은 “해외 지사가 미개설된 지역 중 10개 지역에 홍보 지점을 신설해 신흥 시장에서 한국을 홍보하고 밀착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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