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태원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취임후 다섯번째이자, 법안으로는 9개째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이태원특별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이 의결된 바 있다.
이태원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은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고, 지난 19일 정부로 이송됐다. 국회 통과를 기준으로 거부권 행사에는 21일이 걸렸다. 거부권 행사까지 걸린 시간으로는 최장 기간이다.
윤 대통령이 해당 법안에 대해 여러 의견을 듣고 고심했다는 분석이다. 이태원특별법이 이중 수사 가능성을 내포하고 특별조사위원회가 특검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위헌적 요소가 있지만,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을 외면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는 것이 이유다.
재의요구 시한인 다음 달 3일을 앞두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정부는 해당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결을 요구하게 된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거부권을 행사한 건 이번이 다섯번째, 법안 수로는 9건째다. 앞서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3법(방송법 개정안·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이태원특별법 등 총 9개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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