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시절 신지애의 정교함은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2008년에는 티샷이 홀에 그대로 꽂히는 ‘슬램덩크’ 홀인원을 기록한 적도 있다. 2005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무대에서 우승을 달성할 때부터 남달랐다. 생애 첫 우승을 앞두고 떨릴 법도 하지만 신지애는 마지막 18번 홀 두 번째 샷을 홀 한 뼘 거리에 붙이며 끝냈다.
‘지존’으로 불렸던 신지애의 아이언 샷은 여전히 날카롭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그린 적중률 13위를 기록하며 평균 타수 3위에 올랐다. 그가 앞으로도 여전히 우승할 수 있음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신지애는 올해 파리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있으며, 일본 투어에서 2승만 추가하면 JLPGA 투어 통산 30승을 달성하면서 영구시드를 획득하게 된다.
신지애 아이언 샷의 주요 특징을 김형민과 함께 분석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활약하다 현재 레슨에 전념하고 있는 김형민은 국내 대표적인 장타자인 김봉섭 등을 지도하고 있다.
▲어드레스=키가 작아서인지 셋업 자세가 살짝 높아 보이긴 하는데 전혀 어색함이 없다. 오히려 그게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자세가 높으면 힘을 못 쓰지만 신지애의 어드레스에서는 힘이 느껴진다. 그립은 단단하게 잡았지만 팔뚝의 힘은 빠져 있다. 견고한 그립은 러프에서 샷을 할 때 클럽이 뒤틀리지 않도록 한다.
▲백스윙=백스윙은 어깨의 회전과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의 조화인데 신지애는 아이언 스윙에 있어서는 올리는 움직임에 조금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그 결과 백스윙이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전체적으로 V자 궤도를 그리고 있다. 무릎, 골반, 어깨, 머리는 미동도 없다. ‘들었다 놓는’ 스윙의 토대가 만들어졌다.
▲임팩트=양발, 특히 오른발을 지면에 그대로 붙인 상태에서도 체중 이동과 허리 턴, 지면 반력을 다 사용한다. 강한 임팩트를 하면서도 방향의 안정성을 보이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이는 강한 하체와 단단한 코어 등 몸 전체가 뒷받침해 준 덕분이다. 동작이 크지 않으면서도 파워가 실린 샷은 신지애의 최대 강점이다.
▲피니시=신지애는 피니시를 끝까지 하지 않는 컨트롤 샷을 자주 날린다. 풀스윙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힘이 있다는 의미다. 다른 샷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아이언 샷에서 중요한 건 콘택트다. 펀치 샷이나 4분의3 스윙은 임팩트에 대한 집중을 높여준다. 평소 컨트롤 샷을 자주 연습하면 깔끔한 임팩트에 도움이 된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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