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통 대기업 PDD홀딩스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Temu)’가 아마존에 도전장을 내고 지난해에만 미국에서 4조원 규모의 온라인 광고 공세를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추정치를 인용해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가 미국 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온라인 마케팅에 지난해 약30억달러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조사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해 메타 광고에만 약 12억달러(1조6000억원)를 쏟아부었다.
지난 2022년 9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테무는 장난감부터 자동차 타이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중국산 상품을 서구 브랜드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테무는 현금성의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로 아마존, 월마트에 이어 미국 최대 온라인 광고주 대열에 오른 상태다.
미국 내 테무 월간 사용자는 7000만명에 달한다. 테무는 중국 내 매출 증가와 미국 내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시가총액 기준으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인 알리바바를 제압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의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테무의 점유율은 1%로 아마존(40%)에 비해선 한참 낮다. 이에 분석가들은 테무의 고비용 마케팅 전략의 지속 가능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한다. 이마케터의 수석 분석가인 블레이크 드로에쉬는 “테무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가장 큰 질문은 성장 모델이 지속 가능한가 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막대한 마케팅 비용에도 불구하고 테무 제품의 품질이 고객의 충성도를 낮아지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셜 미디어와 디스플레이 광고, 유료 검색을 포함해 테무 사이트로 이어진 방문 비율은 지난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번스타인에 따르면 테무를 방문하는 소비자는 이베이와 아마존도 동시에 이용하고 있었다.
이같은 혹평에 대해 테무는 마케팅 전략을 개선하고 있으며 입소문을 타고 테무를 추천하는 분위기가 늘고 있다고 반박했다. 테무는 미국에 창고를 보유한 중국의 공급 협력업체를 구하고 있다. 배송 시간을 단축해 국제적으로 아마존, 월마트와 경쟁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테무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상품을 보내는 데에는 1~3주가 소요되며, 특급 배송에는 4~9일이 소요된다. 반면 아마존의 상품 배송 기간은 이틀 이내로 짧다.
테무의 마케팅 전략은 중국산 값싼 제품을 미국 쇼핑객에게 판매하고 마케팅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한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위시(Wish)와 같다. 위시는 초기에 인기를 끌었으나 결국 마케팅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위조품 판매와 관련한 조사에 직면하면서 사세가 기울었다. 테무 측은 “위시와의 비교는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라며 “테무의 성장은 광고에만 뿌리를 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탁월한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