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에 건설할 첨단 반도체 공장의 위치로 인디애나주를 선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F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 공장이 엔비디아가 생산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갈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만들기 위해 DRAM을 적층하는데 특화한 시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2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에서 밝힌 22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FT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칩 공급망을 자국으로 가져오기 위한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미 대만 TSMC가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두 개 건설 중이며,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신공장에서 HBM을 만들게 되면 엔비디아가 미국에서 만든 부품만으로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제조업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대만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이 대만을 침략하거나 봉쇄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무역 중단 위험을 줄여보겠다는 의도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FT에 “미국 내에서 더 발전된 칩을 생산하고 대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생각”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은 AI를 고려할 때 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SK하이닉스 측은 보도와 관련 “미국에 대한 투자를 고려 중이지만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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