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핵심 엔진인 수출의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546억 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0% 늘었다. 수출이 4개월 연속 증가하며 20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도 회복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56.2%, 지역별로는 중국이 16.1% 늘었다. 특히 대중국 수출도 20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조업 일수가 지난해보다 2.5일 많은 점을 고려해도 일평균 수출이 5.7% 늘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1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73.3%가 ‘올해 수출이 전년에 비해 증가하거나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우리 경제와 수출 환경 곳곳에 장애물과 암초들이 놓여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5.25~5.50%)를 동결하면서 3월 인하 가능성을 일축해 고금리의 장기화가 우려된다. 고금리 부담 가중으로 한국의 건설업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실 뇌관이 어디에서 터질지 모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우려된다. 미중 갈등 격화와 공급망 재편 와중에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 흐름이 거세지면서 수출 시장의 장벽도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중국의 기술력 추격으로 우리 제품이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점차 잃고 있다는 점이다.
산학연정(産學硏政)이 하나가 돼 세상에 없는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고 신성장 동력을 키우는 데 승부를 걸어야 한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글로벌 경제·기술 패권 전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 미국 대선 이후 예상되는 미중 무역 갈등의 증폭에도 대비해 국익을 지킬 수 있도록 정교한 경제안보 외교를 펼쳐야 한다. 수출 지역·품목의 다변화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들은 수출 산업 현장을 자주 찾아 소통하면서 규제를 비롯한 장애물들을 극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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