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 단위로 봐서는 도시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죠. 시민들은 교통망을 따라 시·도의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가고 경제·산업도 자체의 동력에 따라 확장되기 때문이죠. 각자의 일자리와 삶을 위해서는 바로 봐야 해요.”
신간 ‘한국 도시의 미래(포레스트북스)’ 를 쓴 김시덕 작가는 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와 인문, 지정학에 따라 대한민국 산업 및 생활 지도를 새롭게 볼 것을 주문했다. 그가 제시하는 국내 3대 메가시티는 대서울권, 중부권 그리고 동남권이다.
책에 따르면 대서울권은 서울을 중심으로 인천, 경기도, 그리고 충청남북도 및 강원도 일부까지 포괄한다. 동남권은 해안을 따라 포항·울산에서 부산, 거제, 창원을 거쳐 여수, 광양, 고흥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가운데 중부권은 세종과 대전, 청주 등이다.
김 작가는 “대서울권은 서울을 중심으로 계속 팽창하는 수도권이고 동남권은 과거 방위·조선 산업을 거쳐 최근 우주항공 산업까지 이어지는 벨트”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중부권은 국토(남한)의 가운데 국가 기관을 집중시킨 대전과 세종시 인근이다. 중부권이 커져야 균형발전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 광역시인 광주나 대구 등은 모두 6개의 ‘소권역’으로 묶었다. 일부 정치권에서 메가시티를 한다면서 서울과 부산, 광주 등 대도시를 거점으로 삼은 것은 실제 현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김 작가는 “한국 산업의 역사가 그렇고 사람들의 이동이 그렇다. 정치가들이나 행정가들이 인위적으로 자신들을 기준으로 구역을 나누려고 하지만 실제 일반인들은 다르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서해안권과 동해안권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으로 봤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 전쟁으로 동해안권은 교류가 줄어들었다. 신냉전이 가속화되면서 서해안권도 예전만큼 못하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책에서 100여년의 역사를 배경으로 현재와 미래를 살핀다. 사용된 지역 사진만 330여 장이다. 교외에 무분별하게 신도시를 만드는 것보다는 원도심을 개발하는 컴팩트시티 전략이 도시의 미래에 유리하다는 지적도 했다.
작가는 도시문헌학자이자 도시답사가로 불린다.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졸업하고 일본의 국립 문헌학 연구소인 국문학연구자료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서울 선언’,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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