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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집어삼킨 화마에 최소 99명 숨져…“방화 가능성도 있어”

4일(현지시간) 칠레 비냐델마르 식물원이 화재 피해로 잿더미처럼 변해 있다. 이 식물원은 1951년부터 국립 시설로 관리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남미 칠레 중부와 남부 지역을 집어삼킨 화마로 지금까지 최소 99명이 숨지고 200여명의 생사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칠레 국가재난예방대응청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중부와 남부 지역에 걸쳐 거의 2만6000헥타르가 화재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또 최소 16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칠레 대통령실 소셜미디어와 국가재난예방대응청(세나프레드·Senafred)에서 제공하는 재난정보에 따르면 중부 발파라이소주(州)에서 지난 2일 오후 페뉴엘라 호수 보호구역 인근에서 처음 산불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불의 기세는 강풍과 건조한 날씨 등 영향으로 금세 거세졌다. 여기에 더해 불길은 강풍을 타고 민가쪽으로 삽시간에 번졌다고 당국은 밝혔다. 특히 토요일이었던 3일에는 최대 풍속 시속 60㎞까지 기록될 정도로 바람이 셌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는 칠레 대표적 휴양지인 비냐델마르를 비롯해 킬푸에, 비야알레마나, 리마셰 등에 집중됐다.

공식적인 사망자 수치를 집계하는 정부 부처인 'SML'(Servicio Medico Legal)은 지금까지 최소 9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실종자 수도 100명을 넘는 것으로 엘메르쿠리오와 라테르세라 등 현지 매체는 보고 있다.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는 가용할 수 있는 소방관과 군 장병을 동원해 진화와 실종자 수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주 남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로 총력 대응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라테르세라는 보도했다.

세나프레드는 일주일 동안 전국에서 161건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그중 40건은 진화 중이라고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했다.

비냐델마르 등 4개 도시에는 이날 오후 6시부터 5일 오전 10시까지 통행금지령도 내려졌다.

칠레 당국은 여러 곳의 화재 가운데 비냐델마르의 라스타블라스 지역은 방화에 의한 재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발파라이소 곳곳이 긴급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가운데 보리치 대통령은 전날 오후 대통령궁에서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불을 냈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 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칠레는 희생자 추모를 위해 5~6일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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