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보약’으로 불리는 공진단에 육미지황환의 처방을 더한 '육공단'이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면역력을 증강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현성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육공단의 면역력 증강 효과를 최초로 입증한 연구 논문이 SCI(E)급 국제학술지 헬리온(Heliyon)에 게재됐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육공단의 면역력 증강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면역억제제인 1세대 항암제 시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를 사용했다. 실험 쥐의 비장(Spleen)에서 비장 세포를 분리하고 6시간 동안 배양한 후 시클로포스파마이드와 육공단을 각각 처리한 다음 24시간이 지나 분석한 결과 면역세포들의 생존율이 육공단 농도의존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실험 쥐에게 10일간 매일 육공단을 경구 투여했고, 면역억제제는 총 2회 복강 투여했다. 이후 면역에 중요한 T세포가 성숙되는 조직인 흉선(Thymus)과 체내 감염 물질을 제거하고 면역체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비장의 반응을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면역체계의 핵심 요소인 T세포, B세포, 백혈구의 수가 면역 억제 후 육공단을 투여한 실험 쥐의 비장에서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면역억제제로 인해 줄어들었던 흉선 조직의 크기도 육공단 투여량에 따라 2배가량 커졌다. 또 CD4+, CD8+, NK세포 등 비장 조직에서 유래한 면역세포들도 더욱 활성화됐으며, CD8+세포의 수는 최대 81.8%까지 증가했다.
육공단은 ‘황제의 보약’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수 세기 동안 사랑받아 온 ‘공진단’에 육미지황환의 처방을 더한 보약이다. 간, 신장 등의 기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뇌 건강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은 미국 UC어바인 의과대학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육공단의 뇌신경 세포 재생과 보호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서 육공단은 면역억제제로 인한 면역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는 효과도 보였다. 육공단 투여 후 면역세포의 사멸을 촉진하는 BAX단백질의 발현이 현저히 줄어든 반면, 사멸을 억제하는 BCL-2단백질은 늘었다. BCL-2의 경우 흉선과 비장 조직에서 발현 강도가 각각 2배 이상 활성화됐다.
연구팀은 혈액에서 혈청 분리 후 면역 관련 사이토카인(Cytokine)과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의 변화를 추가로 확인했다. 사이토카인은 염증 및 면역체계의 균형과 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면역글로불린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항체 작용을 담당한다.
분석에 따르면 사이토카인과 면역글로불린 모두 면역억제제에 의해 감소했다가 육공단에서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체내 염증 수치와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10(IL-10)은 육공단 투여 후 발현량이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성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육공단의 면역력 증강 효과를 분석하고 면역강화제로서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추후 세분화된 연구를 통해 육공단의 치료 효과가 더욱 과학적으로 입증돼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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