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이 중국에서 빠져나와 인도로 향하는 ‘자금의 대이동’이 펼쳐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을 세계 최대의 성장 스토리로 꼽은 지 20년이란 세월이 지나며 투자자들이 경제가 침체한 중국으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빼내면서 세계 시장에서는 ‘골드러시’라는 중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이탈한 자금 대부분이 인도로 향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월가의 주요 금융기업들은 인도를 향후 10년 동안 주요 투자처로 꼽고 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620억달러(약 82조원) 규모의 영국 헤지펀드인 마샬 웨이스(Marshall Wace)는 인도를 미국에 이어 순매수 투자 대상 2위로 지정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본토벨(Vontobel Holding AG)의 한 자회사는 인도증시를 신흥시장 최고로 꼽았고, 영국 자산운용사 야누스 핸더슨 그룹은 펀드 회사 인수를 모색하고 있다. 보수적인 일본의 개인 투자자들조차 중국에 대한 노출을 축소하고 인도를 투자처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인도 주식을 매입하는 주요 펀드는 지난해 4분기에 기록적인 유입을 기록했지만, 4대 중국 펀드의 경우 모두 합해서 약 8억달러(약 1조원)의 유출이 나타났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EPFR의 데이터에 따르면 액티브 채권 펀드는 2022년 이후 중국에서 인출한 액수의 절반을 인도에서 운용했다.
인도 증시는 지난달 중순 잠시 홍콩을 제치고 세계 4대 주식시장이 되기도 했으며, 모건스탠리는 인도 주식시장이 2030년까지 세계 3대 시장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했다.
또 MSCI 개발도상국 주식 벤치마크에서 인도 주식 비중은 1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중국 주식 점유율은 24.8%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아니켓 샤는 최근 인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회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치솟은 인도 기업들의 주가는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인도인 상당수가 가난하다거나 채권시장이 배타적이라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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