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독살하려 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이웃을 살해한 여성이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항소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중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살인 및 현주건조물방화, 보호관찰명령에 대한 양형 부당을 주장한 피고인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0년과 5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피고인은 2017년부터 여동생을 비롯해 주변에서 자신을 독살하려 한다는 망상을 이어오던 끝에 이웃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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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이웃 A씨가 2023년 1월 8일 누군가로부터 사주를 받아 자신을 살해하려는 망상이 들자, 피해자를 살해했다. 이후 자신이 거주하던 집의 집주인도 자신을 독살하려고 한다고 생각해 집에 불을 질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에 1심은 피고인의 심신미약을 인정해 징역 20년과 5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피고인과 검찰 측은 각각 양형이 부당하다는 주장에 따라 항소를 제기했으나,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주 사실을 밝히기 위해 피해자의 거래내역을 조사해 달라고 하는 등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는 한편 양형이 부당하다는 검찰 측의 항소도 기각했다. 이어 “피고인이 망상장애로 인한 심신미약의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고 현재까지도 비슷한 정신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10년 전에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외에 다른 전과가 없는 점을 모두 고려할 때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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