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000720)이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누적 수주 금액으로 1457억 달러(한화 193조 2128억 원)를 기록하는 등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해외 수주 누적 금액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선 유일한 건설사인 상황에서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 프로젝트(6조 5000억 원) 수주에 성공하며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수주 확대의 배경으로 글로벌 임직원 영입이 꼽힌다. 현대건설은 올해에도 인재 영입 등을 통해 해외 수주 확대에 더욱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향후 해외 수주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글로벌 직원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지난해 부유식 구조물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가시와기 마사시 교수를 채용한 것을 비롯해 외국 국적의 실무진급 직원까지 수시로 뽑고 있다.
외국인 직원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부서도 있다. 바로 토목 해외수주 지원팀이다. 전체 근무 인원 중 절반인 6명이 외국인이다. 유망 글로벌 현장을 선별해 수주 전략을 기획하고, 발주처 대상 영업 등을 담당하는 해외 사업의 핵심 부서인 만큼 외국인 직원 채용에 적극적이다.
파나마 국적의 안자네스 로빈슨은 지난 2022년 11월 토목 해외수주 지원팀에 합류했다.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현장에서 1년 6개월가량 근무했던 그는 기술제안서 작성 능력이 탁월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본사에 채용됐다. 스페인어가 모국어인 까닭에 중남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팀에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현대건설의 해외 사업에 큰 보탬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밖에 4개국어에 능통한 카자흐스탄 국적의 ‘아스카로바 사이다’와 한국에서 구조학 석사를 딴 네팔에서 온 ‘죠티 마하토’는 해외영업 부서에서 근무 중이다. 10년 넘게 현대건설 해외 현장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아온 필리핀 출신 ‘레이몬드 E. 세르도네’와 ‘맨디 비센테’는 외주·구매 수주 견적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본사뿐만 아니라 해외 현장·지사에서 외국인 직원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싱가포르 지사다. 이곳에는 지사가 개설된 40여 년 전부터 함께 해온 싱가포르 현지인 영업 총 책임자부터 매니저급 직원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외국인 직원들이 근무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해외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외국인 직원이 더욱 필요해졌다”며 “현지 사정에 밝은 외국인 사우를 통해 원전 등 해외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수주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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