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현직 경찰관이 추락해 숨질 당시 ‘마약 모임’을 주도한 2명에 대해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7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32)씨와 정모(46)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별도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인정돼 징역 4개월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8월 26일 정씨 집에서 열린 생일파티에서 지인 20여명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날 오전 5시경 용산구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강원경찰청 소속 A 경장이 추락해 숨지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일행들은 경찰에게 “헬스 동호회로 모였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참석자들의 집단 마약 투약 정황을 포착하고 사건 발생 후 홍콩으로 출국한 중국인 남성 1명을 포함한 전원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해왔다.
정씨와 이씨 등 일부 참가자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와 정밀감정에서 케타민·MDMA(엑스터시)·필로폰 등 마약류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씨에게선 4-메틸메스케치논 등 신종 마약 2종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씨 측은 신종 마약 2종을 모임에 제공하고 투약한 데 대해선 케타민 등 다른 마약에 해당 성분이 포함됐던 것이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구입한 마약에 다른 마약 성분이 혼합돼있을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단순히 환각 효과를 즐기기 위해 용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재판부는 이들과 모임을 함께 계획한 김모(32)씨에게 공동으로 추징금 76만원을 선고했으며 각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씨 역시 모임을 주도했다고 지적하며 "마약 파티가 될 수 있는 모임을 계획하고 주최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중하다"고 말했다
정씨 등과 따로 기소된 김씨는 이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처벌전력이나 도주·증거인멸 등 우려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이 밖에 마약 전과가 있는데도 해당 모임에서 마약을 투약한 정모(40)씨는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고 다른 참가자 2명은 모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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