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정원 증원 정책과 관련해 경상남도의사회가 “정부가 의사들을 악마화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상남도의사회는 7일 ‘윤석열 정부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눈에는 의사들이 악마로 보이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적폐청산 방법이 매년 2,000명의 의대증원과 공수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인가”라고 물은 뒤 “현실적이지도 않고 실현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것이, 의료를 글로 배운 사람들이 미리 정해진 답에 끼워 만든 전형적인 공무원표 탁상공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상남도 의사회는 정부의 이번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 “과거 좌파 정부보다 더욱 좌파스러운 의료정책이며, 대한민국 의료를 하향평준화 시키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의대정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인구 1000명당 의사수가 우리나라 보다 월등히 많은 유럽의 국가들을 왜 간단한 맹장수술을 하기 위해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가”라고 물으며 “의사수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라는 대한민국이 수술대기 시간, 도·농간 의사 밀도차이, 의사 외래진료 건수 및 입원 일수, 기대수명, 영아 사망율, 암 사망율 등 각종 보건의료서비스 지표상 최상위권인 것은 어떻게 설명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가장 시급한 것은 필수의료 개선책”이라며 “국내 최고의 병원에서도 개두술 할 의사가 없어 자기 병원 직원조차 살리지 못하게 되어 버린 처참한 의료현실이 의사가 부족해서인가. 상식적으로 의사수가 지금의 절반 정도이던 20여년 전에 개두술, 응급실 뺑뺑이가 더 심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입으로만 정의와 공정을 외쳐댈 뿐 거짓 통계와 보고서까지 인용한 치졸한 논리로, 결국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개혁이라 말하는 억지와 불통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고 거듭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의사회는 “국민 대다수가 원한다며 의대증원을 해야 한다니, 탈원전을 억지 주장하던 지난 정권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라며 “지난 정권은 무식하기는 해도 이렇게까지 용감하지는 않더니 이번 정권은 참으로 무식하고 용감하기까지 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연 의대 정원 2000명을 이렇게 갑자기 늘인 결과가 얼마나 큰 부작용으로 미래에 나타날지 역사가 윤석열 정부를 똑똑히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9·4 의정합의를 파기할 때부터 알아보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우리 의사들을 국민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서야 국민과의 약속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파기할 리가 없다. 윤석열 정부에게 우리는 그저 적폐였고 개혁해야할 악마였을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의사회는 끝으로 “5,500여 경상남도의사회 회원들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오직 국민과 미래만 바라보며 흔들림 없이 정부의 억압에 당당히 맞설 것이며 긴 싸움에 들어갈 것”이라며 “그들이 유도하는 어리석은 방법으로 대항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치밀하고 긴 호흡으로 이 의대정원 확대가 얼마나 잘못된 흑역사인지 반드시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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