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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철길 '울산숲'으로 태어나…기후대응 도시숲으로 조성

동해남부선 울산 북구 철길 외곽으로 이전

폐선부지에 기후대응 도시숲 조성

올해 초 새롭게 조성된 울산숲 1구간. 아직은 겨울이라 푸릇한 느낌이 덜하다. 사진제공=울산시 북구




2021년 말 울산 북구 도심을 가로지르던 동해남부선 철도가 도시 외곽으로 옮겨갔다. 1922년 10월 25일 호계역이 만들어 졌을 당시 철로는 작은 농촌 마을을 지났을 것이다. 울산은 1962년 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변하기 시작했다. 산업로와 평행을 달리던 철길은 무수히 많은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날랐다. 공업화가 시작되기 전 20만 명 수준이던 울산의 인구는 40여년만에 100만 명이 훌쩍 넘는 광역시가 됐고, 도심이 확장해 이곳에도 공장과 대규모 주거단지가 들어섰다. 산업화의 주역이었던 철길은 어느새 도시 중간에 놓인 처지가 됐고, 번잡함을 피해 자리를 옮겼다.

울산시 북구는 철로가 도시 외곽으로 옮겨가자 곧바로 철도시설물을 철거했다. 단절돼 있던 도심을 하나로 이을 수 있도록 폐선부지에는 도시숲을 조성하기로 했다. 단절됐던 공간이 화합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는 의미로 지난해 공사를 시작했다.

2024년 1월 말, 울산 북구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울산시계부터 호계구간까지 울산숲 조성공사를 마무리하고, 옛 호계역에서 준공식을 열었다.

울산숲은 기후대응 도시숲으로 총 122억3800만 원이 투입돼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울산시계부터 송정지구까지 조성되는 13.4㏊, 6.5㎞의 대규모 도시숲이다. 울산숲은 총 3개 구간으로, 1구간 이화정구간(울산시계~중산교차로), 2구간 신천·호계구간(약수마을~호계), 3구간 송정구간(송정지구)이다. 지난해 5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 연말 1·2구간 공사를 마무리했다. 3구간 공사는 올해 진행 예정이다.

1구간인 이화정구간은 면적 3.7㏊, 길이 1.6㎞다. 울산과 경주의 경계지역에 나들목숲길을 테마로 대나무와 이팝나무, 단풍나무를 심어 백년가로숲길을 조성했다.

2구간인 신천·호계구간은 면적 6.5㏊, 길이 3.6㎞다. 꽃, 그늘, 낙엽을 느낄 수 있는 사계절비단숲길을 테마로 메타세쿼이아, 가시나무 등 키가 높이 자라는 나무와 4계절 다양한 꽃과 단풍을 볼 수 있는 나무를 심었다. 철도 레일 일부를 복원해 과거 철길을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각 구간에는 보행자전용 산책로와 벤치, 앉음벽 등을 설치해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지난 달 말 준공식을 찾은 시민 정진영(56) 씨는 “아직 겨울이라 조금 황량해 보이지만, 봄이 오면 싱그러운 숲이 될 것 같다”며 “100년 된 철길이 이렇게 아름다운 숲길로 바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4년 말 준공 예정인 송정구간은 면적 3.2㏊, 길이 1.3㎞로 조성될 예정이다. 물소리를 들으며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물향기숲길을 테마로 수수꽃다리, 목서나무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옛 호계역과 호계역 공영주차장 부지엔 전시와 체험 기능을 갖춘 문화시설을 비롯해 북카페, 로컬브랜드 판매시설, 방문객 맞이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울산숲을 중심으로 도심 녹지공간이 확장하고 있다. 울산숲 인근 완충녹지 내 순환산책로 조성 구간에는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포레스트를, 카카오메이커스는 에코 씨드 기금을 활용한 카카오메이커스 숲을 조성했다.

박천동 북구청장은 “울산숲 조성으로 100년간 동서로 나뉘어져 있던 북구가 하나가 됨은 물론 기후위기 대응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울산숲이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숲 보전과 관리에도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울산숲 3구간 송정구간 조감도. 조감도=울산시 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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