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노사분규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두 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로 인해 노동자의 요구가 더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런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사회적 대화가 올해 노사관계의 최대 변수로 전망된다.
11일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올해 ‘월간 노동리뷰 1월호’에 실은 ‘2023년 노사관계와 평가와 2024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노사분규는 211건(고용노동부 통계론 213건)으로 2008년 금융위기(108건) 보다 두 배 가량 많았다. 노사분규는 노동조합과 사용자(사용자단체)간 의견 불일치로 노조가 하루 8시간 이상 작업을 중단한 경우다.
노사분규는 2019년 141건을 찍은 후 2020년과 2021년 각각 105건, 119건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다가 2022년 132건까지 올랐다. 그러다가 작년 가장 급격한 상승폭으로 200건선을 넘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 경제 상황에서 고물가 시기를 겪으며 노동자의 요구가 넓고 강하게 표출된 결과”라며 “하지만 작년 근로손실일수는 33만1000일로 노사분규와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이는 노사갈등이 약성분규로 번지지 않고 빠른 시일 내 타결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노사관계는 정부가 노동계가 원하는 정책들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일명 노란봉투법, 중대재해법이 대표적인 예다. 노동계와 협력이 단절된 정부도 노사 법치주의와 달리 임금, 근로시간,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정책적 노동 개혁 과제에서 ‘빈 손’이었다.
하지만 작년 말 노사정(노동계, 경영계, 정부) 사회적 대화가 본격화되면서 갈등 국면은 반전됐다. 대통령 소속 자문 기구인 경제노동사회위원회는 6일 최고 의결 기구인 본위원회를 개최했다. 노사정 대표들로 구성된 본위원회는 이날 지속 가능한 노동시장을 만들기로 공식 선언했다. 본위원회는 3개 위원회를 신설해 임금·근로시간·계속고용 등 노동 개혁 과제이자 노동 현안에 대한 대안을 논의해 마련할 방침이다. 경사노위 본위원회가 열린 것은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이다. 회의에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정식 고용부 장관 등 17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노사관계에 대해 “올해는 상생과 혁신을 향한 파트너십 복원이 가장 절실하다고 요약할 수 있다”며 “올해 사회적 대화는 4월 총선이란 정치일정 변화에 따라 일차적인 향배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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