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 등에서 중국이 예상보다 빨리 탄소 배출량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이 최근 몇 년 간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 정책을 이어온 덕분으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핀란드 비정부기구인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는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중국의 탄소 배출량이 이르면 올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217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했다. 태양광 패널 수로 하면 5억 개가 넘는 규모로, 이전보다 55% 증가한 수치다. 또 중국 정부는 지난해 전국에 2만 개 이상의 풍력 터빈을 설치해 76GW 규모의 풍력 에너지 설비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IEA 등은 중국의 화석연료 발전량이 앞으로 몇 년간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중국이 이같이 탄소 배출량 '정점기'를 앞당겨 향후 10년 동안 배출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면, 지구 온도 상승치를 섭씨 0.3~0.4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정확한 정점기는 경제·기후의 영향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성장 둔화 국면에 처한 상태인데, 앞으로 중국이 산업 부문의 탄소 배출량 증가를 동반하는 경기 부양책을 쓸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또 올여름 가뭄으로 수력 발전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화석연료 발전량을 늘리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사업 자체가 중국의 주요 경제 동력이라는 점에서 탄소 배출량 감소 시기가 현저히 지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청정에너지 관련 지출은 이전보다 40% 증가해 총 8900억 달러(약 1186조 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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