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둔 여권에서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고령층 모두에 호소하기 위한 홍보 수단으로 '쇼츠'(short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12일 국민의힘은 공식 유튜브 채널인 '국민의힘TV'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주요 발언과 현장 영상 등을 짧게 편집한 쇼츠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발언하는 장면을 짧게 편집한 영상은 현재 1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쇼츠 영상을 처음으로 활용한 것은 지난 대선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은 유튜브를 통해 59초 분량의 영상에서 생활 밀착형 공약을 제시하는 '59초 쇼츠'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짧은 영상 형식을 계속해 활용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최근 MZ세대의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나 전 의원은 해당 영상에서 서울대 로고가 적힌 학과 점퍼를 입고 유행하는 챌린지 등을 하고, 본인의 외모를 10점 만점에 8점으로 소개했다.
예쁜 외모 덕에 정치적으로 이득을 본 게 있냐는 질문을 받고는 "처음에는 O, 나중엔 X"라며 "내가 얘기하는 걸 안 보고 '아 오늘은 얼굴이 어떻게 나왔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정치인에게 대시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또 '지금 이대로 살기? 대통령 되고 얼굴 랜덤 돌리기?'라는 질문에 '대통령 되기'를 선택하며 "정치인이니까"라고 이유를 밝혔다.
해당 영상에서 나 전 의원은 직접적인 공약을 홍보하거나 총선 출마와 관련된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밈인 '띄어쓰기로 달라지는 분위기' 챌린지를 따라 하는 등 젊은 층에 재미를 줬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짧은 영상을 자신의 홍보에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정치인 중 한 명이다. 홍 시장의 유튜브 채널인 'TV홍카콜라' 콘텐츠 중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은 단연 짧은 영상인 쇼츠다. 홍 시장이 길거리 정치 버스킹 중 한 시민의 질문을 거절한 뒤 의아해하는 시민들에게 "쟤는 내 친구다. 뭘 여기 와서 질문하려고 그래, 나한테 나중에 사적으로 얘기하면 될걸"이라고 말해 좌중이 웃음을 터뜨리는 30여초짜리 영상은 조회수가 742만회에 달한다.
당 논평과 공약에서도 긴 글에서 벗어나 분량을 줄인 '쇼츠 논평'도 도입됐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이후인 지난달부터 '쇼츠 논평'을 내고 있다.
기존 논평이 800여자 분량이라면 200∼500자 수준으로 간소화해 야당의 공세에 즉각 대응하거나 야당을 겨냥하는 비판 논평을 내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총선 공약을 한눈에 들어오는 문장으로 홍보하는 '쇼츠 공약'도 등장했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복잡한 공약을 한 문장으로 간단하게 설명하는 홍보물을 만들어 페이스북 등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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