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정 선거를 꼬집는 다큐멘터리가 공개돼 화제를 낳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올라온 2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 '더티 보트'(Dirty Vote·더러운 선거)는 공개된 지 24시간도 안 됐지만 조회수가 400만 건을 넘었다.
인도네시아의 탐사 저널리스트이자 영화 제작자인 단디 드위 락소노가 제작과 감독을 맡은 것으로 조코위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 프라보워 수비안토,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이자 부통령 후보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의 부정 선거를 고발하는 내용이다. 다큐멘터리는 기브란이 부통령 후보가 되는 데 조코위 대통령의 영향력이 미쳤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선거법에서는 40세 이상만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에 출마할 수 있지만,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된 사람은 연령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헌법 소원 청구를 인용해 30대인 수라카르타 시장 기브란의 출마 길을 열어줬다. 이 과정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매제이자 기브란의 고모부인 헌재 소장이 사건을 기피하지 않고 배석했고, 이해충돌 방지 위반으로 소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그런데도 기브란은 결국 지지율 1위인 프라보워의 러닝메이트가 됐고 이후 조코위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프라보워를 지지하면서 선심성 복지 정책을 늘리고 있다. 다큐멘터리가 공개되자 프라보워 측은 기자회견을 갖고 “다큐멘터리의 내용이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라며 "매우 가정적이고 비사실적인 증오의 서사"라고 반발했다.
AFP통신은 '인도네시아 선거에 드리운 금권 선거의 먹구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번 대선과 총선, 지역 의회 선거를 앞두고 '돈 봉투'와 공짜 선물이 횡횡하고 있다며 금품이 불법이라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악습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14일 대선과 총선, 지방의회 선거를 하루에 치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