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치사를 조명한 이승만·김대중 전 대통령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설 연휴 극장가에서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성공의 가늠자인 10만 명선을 훌쩍 뛰어넘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검덕영 감독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는 9~11일 연휴 사흘간 14만 7000여 명(9.5%)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건국전쟁’은 지난 1일 개봉 이후 대체로 5위권에 들었고, 한때 3위에 오르기도 했다. 11일 현재 누적 관객 수는 24만 1000여 명에 달한다.
중장년 이상의 관객층이 이 영화의 흥행을 끌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건국전쟁’의 CGV 연령별 예매 분포를 보면 50대가 45.8%로 가장 높다. 이어 40대(26.1%), 30대(19.4%), 20대(7.9%), 10대(0.8%) 등 순이다.
‘건국전쟁’은 이 전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 자료, 그의 며느리 조혜자 여사를 포함한 주변 인물과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다. 이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독립운동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재임 기간 농지 개혁과 같은 업적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4월 혁명을 촉발한 3·15 부정선거의 경우 측근들의 권력욕이 빚은 사건으로, 이 전 대통령의 잘못은 아니라는 게 이 영화의 주장이다.
민환기 감독의 ‘길위에 김대중’도 개봉한 지 16일째인 지난달 25일 10만 명을 돌파했다. 11일 현재 이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12만 2000여 명이다. 김대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영화로, 청년 사업가 출신에서 갖은 고초를 겪으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1987년 대선 후보로 나서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다큐멘터리 영화 최고 흥행작인 ‘문재인입니다’의 누적 관객수는 11만6959명이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