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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장·차남 "각자 대표로 경영 참여"… 주총 표 대결 예고

한미家 형제 주주제안 안건, 주총 자동 상정

양측 신동국 회장과 소액주주 설득 나설 듯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권욱 기자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128940)그룹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각자 대표로 그룹 경영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둘러싼 경영권 갈등이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한미약품그룹 형제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 대표에 임종훈 사장이, 자회사 한미약품 대표에 임종윤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올라 경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을 위해 두 사람은 자신들과 이들이 지정한 4명의 후보자 등 6명을 한미사이언스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해 달라며 이달 8일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주주제안권을 행사했다.

이들은 “주주제안의 목적은 단순 이사회 진입이 아니라 선대 회장의 뜻에 따라 지주사와 자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 한미그룹을 경영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그룹의 현 경영진이 임성기 회장 작고 이후 밀실 경영으로 기업 가치를 훼손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주주제안한 안건은 주총에 자동으로 상정된다. 한미약품그룹 형제를 이사회에 포함할지는 주총에서 표결로 결정된다.



현재 두 형제와 그 배우자 및 자녀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28.4%다. 지난달 이들은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특수 관계를 해소하는 내용의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서 이같이 공시했다.

이는 현재 두 형제 측이 계산한 송 회장과 그 특수관계인의 지분인 31.9%보다는 적다. 다만 가현문화재단(지분율 4.9%)과 임성기재단(지분율 3%)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어 송 회장 측 지분이 더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전망이다.

이들은 OCI그룹은 대기업집단에 속하고 대기업집단의 공익법인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OCI와 통합을 결정한 한미사이언스의 재단들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미그룹 측은 “3월 주주총회 시점에서는 아직 OCI그룹과 통합 절차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공익재단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분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미사이언스 지분의 약 12%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을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신 회장은 중립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측은 여타 투자자와 소액주주를 설득하는 데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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