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탈락에 대한 국민 여론이 싸늘해지고 정치권에서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고발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13일 오전 서울경찰청에 정 회장을 강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을 일방적으로 임명해 협회 관계자에게 강요에 의한 업무방해를 했다는 혐의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장에는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물어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할 때, 위약금을 비롯해 해임하지 않을 시 2년 반 동안 지불해야 할 금액, 처음 계약 후 지급한 금액도 공금임에도 피고발인의 일방적 연봉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약 2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독이 자진 사퇴할 경우 위약금은 발생하지 않지만, 경질할 경우 70억원 안팎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순환 서민위 사무총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 감독을 수행함에 있어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서 계약을 위반했다"며 "클린스만이 위약금을 청구한다면 국민께 의견을 물어 클린스만 감독과 수석코치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이날 예정됐던 제5차 임원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에 대해 논의해야 할 임원회의에 수장이 불참한 것이다. 임원회의는 올해만 4번 열렸는데, 정 회장이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대한축구협회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오늘 오전 협회에서 아시안컵에 대한 리뷰와 대회의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자유토론 방식의 회의를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불참한 가운데 지난해 5월 부임한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출신인 김정배 상근 부회장 주재로 장외룡·이석재·최영일 부회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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