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수도 델리 주변 지역 농민 수만 명이 13일(현지시간)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입법 등에 관한 정부 측의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고 현지 매체 등이 전했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 북부 하리아나와 펀자브, 우타르프라데시주 농민 수만 명이 예고한 대로 이날 트랙터나 트럭 등을 이용해 '델리로의 행진' 시위를 시작했다.
현지 방송들은 이날 델리에서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하리아나주 암발라시(市) 부근에서 행진하는 농민들을 해산하기 위해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는 장면 등을 보도했다.
이날 정오께 델리에서 북쪽으로 230km가량 떨어진 펀자브주 샴부 마을에서도 행진하는 농민들이 경찰의 최루탄 세례를 받았다.
일부 장소에서는 농민들이 도로에 놓인 콘크리트 블록을 옮겨 경찰 저지선을 뚫으려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농민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주변 지역에서 델리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 입구에 콘크리트 블록, 컨테이너 등을 설치하고 델리 시내에서는 5인 이상의 집회를 금지했다.
농민들은 정부로부터 약속받은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입법과 농장 노동자 연금 도입, 농가 부채 탕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농민들은 2020년 11월 농업개혁과 관련한 3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해당 법안들이 시행되면 민간 기업들이 농업 부문을 장악할 것이라며 법안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에 들어갔다.
당시 농민들은 델리로 행진하는 등 델리 외곽에 텐트를 친 채 시위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추운 날씨와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최소 700명의 농민이 목숨을 잃었다.
결국 인도 정부는 시위 개시 1년 만인 2021년 11월 문제의 3개 법안을 철회하고 농민들에게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입법 등을 약속했다.
이후 정부는 약속 이행을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농민 측과 수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진척이 없었다.
정부와 농민 측은 지난 12일에도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조합을 중심으로 시위에 나선 농민들은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오는 4월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총선을 앞두고 농민들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정부를 상대로 대규모 시위에 나서면서 정부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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