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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반러 성향' 에스토니아 총리 수배자로 등록

크렘린궁 "러시아에 적대적 행동한 혐의로 수배"

카야 칼라스 총리 "내가 옳은 일 하고 있다는 증거"

지난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특별 유럽 이사회에 참석한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EPA연합뉴스.




러시아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온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가 러시아의 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러시아가 외국 지도자를 형사 고발한 건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었던 2022년 2월 이후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립 뉴스 사이트 미디어조나를 인용해 러시아 내무부의 용의자 데이터베이스에 칼라스 총리가 수배자로 등록돼 있다고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또 타이마르 페테르코프 에스토니아 국무장관과 시모나스 카이리스 리투아니아 문화부 장관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해왔던 발트해 인사들도 수배 명단에 포함됐다.



칼라스 총리는 이에 대해 “놀랍지 않다”며 “이것은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강력한 지원이 성공적이며 러시아를 아프게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칼라스 총리와 페테르코프 장관이 옛 소련군 기념물을 모독하고 파괴한 혐의로 수배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칼라스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사자들을 기리기 위해 소련 시절 에스토니아에 건립된 기념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칼라스 총리 등에 대해 “그들은 역사적 기억을 모욕하는 결정을 하고 우리나라에 적대적인 행동을 한 혐의로 수배됐다”고 밝혔다.

또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칼라스 총리가 러시아가 서방에 위협을 준다는 등 ‘러시아 혐오적’ 발언을 반복적으로 해왔다고 설명했다. 칼라스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면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실제로 1990년대 초반 소련의 지배에서 독립한 에스토니아 등 발트3국은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독일 세계경제연구소(IfW)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리투아니아는 국내총생산(GDP)의 1.386%,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가 각각 1.309%와 1.089%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GDP 대비 지원 규모로는 노르웨이(1.596%)에 이어 2∼4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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