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현직 대학병원 인턴이 자신의 이름과 면허번호를 공개한 후 “사직하겠다”며 “제가 집단행동을 선도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제 면허를 가져가셔도 좋다”고 말했다.
13일 의사 국가고시 강의를 촬영해 올리는 유튜브 채널 ‘공공튜브 메디톡’에는 ‘결의’라는 제목으로 한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찍은 이는 대전성모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홍재우 인턴으로 영상에서 홍 인턴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공식 입장이 아닌 한 개인의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하고 쉬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전공의에 합격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홍 인턴은 "의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적개심과 분노가 가득한 상황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런 생각에 잠시 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사직이 집단 이기주의로 비치지 않았으면 한다는 당부를 전한 홍 인턴은 "저는 의업을 행하는 사람임과 동시에 한 환자의 보호자이기도 하다"라며 "그럼에도 이 일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던 이유를 기득권 집단의 욕심과 밥그릇 지키기로만 치부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홍 인턴은 "해당 영상이 집단행동을 선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면 의사 면허를 박탈해도 좋다"면서 자신의 의사 면허증에 적힌 의사 면허 번호를 밝혔다.
이와 함께 홍 인턴은 "타교 출신임에도 믿고 뽑아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님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 "앞으로 무엇을 할지는 천천히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이날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집행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의결했다. 다만, 향후 집단행동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박단 회장은 사퇴하면서 “지금이라도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정부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할 경우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밝혔으며 대한의사협회에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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