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EV) 업체 비야디(BYD)가 멕시코에 전기차 생산 시설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YD 멕시코법인 대표는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제 브랜드에 해외 생산은 필수”라며 “멕시코에는 큰 가능성이 있고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다”고 공장 건설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BYD는 멕시코 신규 공장 설립을 위해 이미 현지 정부 및 지자체와 입지를 비롯한 여러 조건을 둘러싼 협상을 본격화했다. BYD 멕시코법인은 공정 예정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부 누에보레온주나 바히오 지역, 남부의 유카탄반도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BYD는 해외 생산거점 확대로 수출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BYD는 지난해 4분기 EV 판매량에서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지만, 대부분은 중국 내에서 팔리며 해외 판매 비중은 8%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BYD는 올해 대만에서 공장 가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헝가리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 3년 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도 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브라질에 이어 멕시코에도 생산 거점을 검토하면서 중남미를 미국 수출 허브로 키운다는 청사진이 구체화하는 분위기다.
멕시코 진출의 큰 장점은 미국 수출 비용 절감에 있다. 미국은 멕시코·캐나다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은 상태다. 이 협정에 따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EV 인센티브가 멕시코에 공장을 둔 업체에도 부여된다. 다른 북미 국가의 4분의 1~5분의 1 수준인 멕시코의 임금 수준 및 저렴한 토지 가격 등도 매력으로 꼽힌다. 이에 BMW,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멕시코에서의 EV 생산을 발표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멕시코의 새 공장을 ‘저가 EV 양산 거점’으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닛케이는 ‘생산기지를 미국 인접국으로 옮기는’ 일명 니어쇼어링(Near-shoring)이 멕시코에 170건, 74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한국 업체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누에보레온주에 멕시코 기가팩토리를 건설 중인 가운데 테슬라 공급을 겨냥한 복수의 중국 업체가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표명했고, 한국 기아도 EV 멕시코 생산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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