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과 유권자들이 선정한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의제로 고물가·고금리 속 민생 안정 대책, 저출생 대책 등이 선정됐다. 지난 총선과 비교하면 부동산 관련 의제가 사라지고 청년 의제 보다는 저출생 및 사회안전망 구축을 포함한 고령화 사회 의제가 부각됐다.
선거 공약 및 의정 활동을 평가하는 시민단체인 사단법인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매니페스토본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4.10 총선 유권자 10대 의제’ 선정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지난해 11월 27일부터 약 43일간 95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델파이조사를 통해 10대 의제 범위를 확정하고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올해 1월 16~17일 18세 이상 남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정책 수요 조사를 통해 우선 순위를 결정했다. 정책 수요 조사는 무선 ARS 자동응답(무선 RDD 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 3.1%포인트, 응답률은 3.6%다.
전문가 델파이 조사에서는 ‘고물가 고금리 대책 등 민생 안정’,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고령화 대비 사회안전망 구축’, ‘육아·보육시설확충 등 저출생대책마련’, ‘균형발전 및 지역소멸 대처방안 마련’, ‘탄소중립과 ESG 대응책마련’, ‘저성장 극복 대책 마련’,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제도 개편’, ‘지역사회 변화대응 역량 강화’, ‘새로운 일자리 등 청년실업대책마련’ 순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유권자들이 선정한 10대 의제는 ‘고물가 고금리 대책 등 민생 안정(24.3%)’, ‘육아·보육시설 확충 등 저출생 대책 마련(15.7%)’, ‘사회적 갈등 완화(13.3%)’,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13.1%)’, ‘고령화 대비 사회안전망 구축(8.9%)’, ‘균형발전 및 지역소멸 대처방안 마련(7.0%)’, ‘새로운 일자리 등 청년실업 대책 마련(6.7%)’,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제도 개편(4.8%)’, ‘탄소중립과 ESG 대응책 마련(3.6%)’, ‘저성장 극복 대책 마련(2.4%)’ 순이었다.
매니페스토본부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과거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와는 다르게 ‘고물가 고금리 대책 등 민생 안정’ 의제가 새롭게 제기됐고 전문가와 대국민 정책수요조사에서도 공통적으로 1순위 핵심 의제로 선정됐다. 과거 총선에서 1순위 핵심 의제인 ‘서민살림살이의 질 향상’으로 제시됐던 민생 의제가 물가와 금리로 구체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육아·보육시설확충 등 저출생대책 마련’, ‘사회적 갈등 완화’,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고령화 대비 사회안전망 구축’ 등 인구문제와 양극화 관련 의제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지난 총선과 비교해보면 '집값 안정 및 서민주거비 부담 완화’, ‘청년 실업 및 주거대책 마련 등’의 부동산 관련 의제가 사라졌다. 이와 함께 ‘청년실업대책 마련’ 등의 청년 의제보다 ‘육아·보육시설 확충 등 저출생 대책 마련, ‘고령화 대비 사회안전망 구축’ 등의 고령사회 의제가 상대적으로 강조되기 시작했다.
과거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에서의 유권자 10대 핵심의제와 비교해 보면, ‘부패 카르텔 해체’, ‘언론과 사법개혁’, ‘부정부패 척결과 정치개혁’ 등이 핵심 의제에서 제외됐다. 반면 ‘사회적 갈등 완화’,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등 우리사회 공동체 훼손에 대한 대책을 묻는 의제들이 10위 안에 포함됐다. 지난 대선부터 ‘탄소중립과 ESG 대응책 마련’이라는 기후환경 의제는 핵심 의제로 자리잡고 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유권자가 주도하는 매니페스토 정책 선거 구현을 위해 오는 4월 치러질 22대 총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과 후보를 대상으로 유권자 10대 핵심의제와 관련한 질의서를 발송하고 회신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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