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장기 디플레이션 탈출과 관련해 “지금과는 다른 긍정적인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는 평가를 경제 보고서에 정식 명기했다.
일본 내각부는 13일 공표한 ‘2023년도 일본경제 보고서(미니 경제 백서)’에서 “일본 경제는 코로나19로 2020년 4~6월을 저점으로 크게 침체한 뒤 서서히 정상화가 진행됐다”며 “40년 만의 물가상승 등 거시경제 환경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가운데 춘투(춘계 노사 임금협상)의 30년 만의 높은 임금 인상과 기업의 높은 투자 의욕 등 우리나라(일본) 경제에는 긍정적인 움직임이 보여지고 있다”며 “25년 동안 달성할 수 없었던 디플레로부터의 탈피를 위한 천재일우의 기회가 도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물가의 지속적인 하락에서 벗어나 이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것을 디플레이션 탈출로 정의한다. 보고서는 이 상황을 판별하기 위한 점검 항목으로 ①임금상승 ②기업의 가격전가의 동향 ③물가상승의 확산 ④예측물가상승률을 꼽았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이 식료품이나 에너지 등 재화로부터 서비스에 파급되고 있고, 기업이 매입 가격 상승을 판매 가격으로 전가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져 “일본 경제가 디플레에 빠져든 1990년대 후반 이전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기업의 예상물가상승률도 일본은행(BOJ)의 단기경제관측조사 결과 ‘1년후’와 ‘5년후’ 모두 2%를 웃돌았다.
다만, 보고서는 물가를 고려한 실질임금은 마이너스 상황이 이어져 명목 임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상태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道半ば)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