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지난해 4분기 내수 위축으로 예상외의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의미하는 기술적 경기침체 국면에 빠졌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기준금리 등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언제 끝낼지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일본 내각부는 15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0.3%와 큰 차이로,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뒤로하고 플러스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던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연율환산 기준으로는 –0.4%를 나타냈는데,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4%와 큰 차이를 드러냈다. 3분기 GDP성장률도 기존 전분기대비 –0.7%에서 –0.8%로 하향 수정됐다.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은 내수 위축이었다. 경제활동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4분기 0.2% 감소했으며, 기업의 자본지출 증가율도 –0.1%로 후퇴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계가 생활비 상승에 시달리면서 긴축한 영향”이라며 “가계 지출은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못 따라가면서 10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12월에도 전년동월대비 2.5% 줄었다”고 전했다. 다케다 아츠시 이토추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다. 소비 위축에 크게 충격 받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수출이 자동차·반도체장비 등을 중심으로 2.6% 늘어난 게 성장률이 더 떨어지지 않게 버팀목 역할을 했다. 관광 역시 12월 방문객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부진한 경기는 BOJ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나미 다케시 노린추킨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 수치는 BOJ에 역풍이 될 것”이라며 “시장에선 BOJ가 3~4월에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끝낼 것으로 예상해 왔으나 타격을 입게 됐다”고 평가했다. 선물시장에서도 BOJ가 4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경제성장률 발표 이후 73%에서 63%로 감소했다.
로이터통신은 “임금 인상이 소비를 뒷받침함으로써 경기를 끌어올리고, BOJ도 대규모 통화완화를 단계적으로 종료할 것이라는 예측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BOJ가 4월까지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끝내고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점검할 토대를 마련해 왔지만, 향후 정책 결정은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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