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터뷰한 터커 칼슨 전 미국 폭스뉴스 앵커의 다음 행선지는 친러 국가인 세르비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칼슨은 최근 러시아를 찾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푸틴과 인터뷰를 했다.
14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아나 브르나비치 세르비아 총리는 이번 주 초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2024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서 칼슨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브르나비치 총리는 이 자리에서 "그(칼슨)는 세르비아에 대해 많이 알고 있으며 올해 중반에 세르비아를 방문할 계획"이라며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을 매우 존경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칼슨이 검열에 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말 경이로운 인터뷰를 한 용기에 대해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폭스뉴스에서 해고된 칼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이 있는 극우 성향의 논객으로, 이달 초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인터뷰해 화제가 됐다.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첫 서방 언론인 인터뷰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지만, 2시간 분량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관심은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칼슨이 전쟁범죄나 러시아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 등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 만한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을 피했기 때문이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칼슨이 유럽의 독재자에게 아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2021년에는 부다페스트에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인터뷰했고, 2023년에는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을 만났다"고 지적했다.
헝가리, 세르비아는 유럽 내에서 친러시아 성향이 강한 국가로 꼽힌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반대하고 EU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안을 반대했다.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세르비아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고, 오히려 2022년 5월에는 러시아와 가스 수입 협정을 맺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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