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16일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의과대학 증원 추진에 반발해 집단 사직을 예고한 데 대해 "국민 생명을 내팽개치는 반의료행위"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공의들을 향해 "날짜를 정해놓고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근무를 중단하는 것은 개인 자유의사에 따른 결정이 아니라 의대 증원을 무산시키기 위한 집단 진료 거부임이 명백하다.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과 분노를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고 몰아세웠다.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로 구성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빅5'라 불리는 서울 대형병원 5곳(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의 전공의들이 19일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튿날 오전 6시 이후 근무를 중단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힌 것을 일컫는 것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의 8개 성모병원 전공의는 이날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병원 모두 아직까지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사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대 증원은 격무에 시달리는 전공의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며 "36시간 이상의 연속근무와 주80시간의 노동으로 번아웃에 내몰리는 전공의들이 의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것은 자기모순이자 자기부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거부는 정부와의 싸움을 넘어 국민을 상대로 한 싸움인 만큼 이러한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게 이들 단체의 논리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서도 "우리나라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놓고 전공의들을 포함한 젊은 의사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체적으로 전국 병원에서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집단 진료거부로 인해 발생하는 환자 피해 등을 파악해 공개하겠다고도 으름장을 놨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 등 보건의료 분야 각 의료직역 종사자가 참여하는 노동조합이다. 조합원 수가 8만30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작년 12월 '응답자의 89.3%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등 의대 증원 추진을 적극 지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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