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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서 1000원짜리 이어폰, 수입해 팔려면 인증·컨설팅 비용 700만원

[알리 전방위 공습…설자리 잃는 수입판매 소상공인]

알리, 인증·환경부담금 없이 판매

특송업체 끼고 통관 시간도 빨라

국내 셀러, 가격·시간 경쟁력 뒤져





알리익스프레스에서 964원에 판매 중인 중국 A사의 블루투스 이어폰. 배송비를 포함해도 3000원을 넘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같은 제품이 최저가 2만 5110원에 팔리고 있다.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KC인증, 환경부담금, 컨설팅 비용 등이 줄줄이 붙으며 값이 무려 26배나 뛴 것이다. 국내 e커머스를 통해 중국산 저가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던 소상공인들이 가격 및 시간 경쟁에서 모두 알리에 뒤처지며 설 자리를 잃고 있다.

1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e커머스 내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파는 개인 판매자가 중국에서 정식 수입 절차를 거쳐 전자제품 100개를 들여올 경우 전자파인증(적합성평가)과 KC인증 등을 받고 한글 표시 사항 등을 부착해야 한다. 이른바 ‘컨설팅 비용’도 붙는다. 업체와 제품별 상황에 맞춰 인증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상담을 받는 것이다. 이 비용을 모두 합치면 최대 700만 원에 달한다. 포장재와 제품에 따라서는 환경부담금도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 국내 e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알리보다 비싼 이유다.

인증에 소요되는 기간도 2~3개월 정도 걸린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 따르면 전기용품 관련 KC인증 시험에 8주가 소요된다. 스포츠용 구명복 등 생활용품은 인증 기간만 최대 3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알리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이 같은 과정을 모두 생략한 채 국내로 배송된다.



배송 시간 역시 차이가 있다. 알리는 사설 특송 업체와 단독 계약을 체결해 통관 지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여오는 막대한 탁송 물량을 바탕으로 협상력을 발휘해 특송 업체와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알리는 현재 인천공항 지역에 사설 통관장을 보유한 7개 특송 업체 모두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개인 판매자들은 정부의 공식 통관장을 이용하며 통관 지연의 피해를 고스란히 보고 있다. 알리에 비해 탁송 물량이 턱없이 적기 때문에 특송 업체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특송 업체를 이용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가격 등 조건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은 가격과 배송 시간이 핵심인데 알리에 비해 국내 e커머스의 오픈마켓 판매자는 가격과 시간 경쟁력이 모두 뒤처지고 있다”면서 “중국 플랫폼과의 역차별에 대한 수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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