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KAIST는 이날 오후 열린 2024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조수미 문화기술대학원 초빙 석학 교수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각각 수여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 2021년 KAIST 초빙 석학 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조수미 공연예술연구센터'를 설립해 인공지능(AI) 기반 음악 합주 기술을 활용한 무대 공연, 가창 합성 기술을 활용한 가상의 목소리 연구 등을 자문해 왔다.
KAIST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특강과 토크 콘서트에도 참여해 그동안 세계무대에서 활동해온 경험을 공유하며, 학생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조씨는 이날 "2021년 이광형 KAIST 총장님으로부터 세계무대에서 경험하고 느낀 바를 '음악과 나의 삶'이라는 주제로 과학도들에게 얘기해달라는 특별한 부탁을 받았을 때, 과연 내가 걸어 온 음악의 길과 과학기술이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하는 내 안의 의문이 파문처럼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은 '표현'하는 것인데, 예술가의 내면을 펼쳐 보이는 것(expression)을 음향·조명·연출 등의 방법으로 청중이 가장 잘 느낄 수 있도록 보여주는(presentation) 종합 예술의 과정에서, 저는 늘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노래해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으로 세계 오페라 무대에 처음 데뷔하던 때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의 '운명적 만남'을 연설문에 담기도 했다.
조씨는 "카라얀은 제게 '신이 내린 목소리'라고 극찬하며 모차르트의 그 유명한 밤의 여왕 아리아는 가장 어려운 소프라노 아리아 중 하나이고, 언제나 도전이 필요한 노래인 만큼 목에 무리를 줄 수도 있으니 목을 아껴 부르라는 조언을 해줬다"며 "저의 목소리가 소중한 재능인 만큼, 잘 지키고 가꿔서 세상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감동을 전하라는 따뜻한 충고였고, 저는 그 말씀을 늘 새기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조씨는 "KAIST 졸업생 여러분 모두에게도 자신만의 밤의 여왕 아리아가 있을 것이고, 저와 마찬가지로 모두 자신만의 재능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즐거움과 희망과 행복과 감동을 줄 수 있다"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목소리와 달리 연구자로서의 통찰과 창의성은 많이 쓴다고 상하거나 소모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AIST에 있는 동안 과학기술 인재들이 자기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즐기며 탐색할 때 통찰이 더 날카로워지고 창의력은 더 풍부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여러분은 저마다 갈고 닦아온 자신만의 밤의 여왕 아리아를 늘! 아낌없이! 펼치고 즐기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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