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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위해 탄생했는데, 일상에 스며든 데일리슈즈

푸마 ‘스피드캣’, F1 카레이서 위한 방화슈즈가 뿌리

축구장 테라스 문화 대표 ‘팔레르모’도 새 컬렌션 공개

나이키 에어포스·아디다스 삼바, 각각 농구·축구서 파생

푸마 스피드캣. 사진 제공=푸마




푸마 팔레르모. 사진 제공=푸마


최근 스니커즈 씬(Scene)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니커즈 중 하나인 푸마 ‘스피드캣(SPEEDCAT)’은 사실 포뮬러원(F1) 카레이서들을 위한 방화슈즈에 뿌리를 두고 있다.

푸마를 비롯해 나이키·아디다스 등 대표 브랜드의 신발 중에는 스피드캣처럼 스포츠를 위해 탄생했지만 경계를 허물고 일상 속으로 스며든 아이템들이 적지 않다. 축구 유니폼을 일상에 활용하는 ‘블록코어’(Blokecore)룩, 아웃도어 아이템을 데일리룩에 매치하는 ‘고프코어’(Gorpcore)룩까지.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은연히 개성을 드러내는 현시대 트렌드세터들의 사랑을 받는 신발들의 기원을 살펴보면 스포츠와 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최근 패션업계 동향을 살필 수 있어 흥미롭다.

세기말 1998년 출시돼 최근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푸마 스피드캣은 모터스포츠 선수들이 착용하는 방화 슈즈가 시작점이 됐다. ‘FOREVER. FASTER.’를 브랜드 만트라로 삼는 푸마는 지난해 5월 F1과 다년간의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현재 메르세데스-AMG, 페라리 팀을 후원하는 등 오랫동안 모터스포츠 발전을 함께해온 스포츠 브랜드로 꼽힌다.

스피드캣은 특히 2000년대 초 스포츠카에 영감을 받은 날렵한 실루엣과 낮은 굽, 푸마 캣 자수, 스웨이드 재질 등 매력을 앞세워 독보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이후 과거의 아이템으로 잊혀져가던 스피드캣이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로우 프로파일’(Low-profile) 룩 트렌드에 맞춰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 등 해외 유명 셀럽과 패션 인플루언서, 스니커헤드(스니커즈 수집가) 등을 통해 재조명된 뒤 국내에서도 이목을 끌고 있다.



F1을 필두로 모터스포츠가 스트리트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Y2K, 레트로 트렌드 유행 속에 주 소비층인 MZ세대부터 스피드캣이 각광받았던 시대를 실제로 경험한 3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폭넓은 연령대에서 스피드캣을 향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공식 홈페이지와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푼 1차 물량이 1시간도 되지 않아 완판됐으며 성수동에서 나흘간 열린 팝업 역시 약 3500명이 방문하며 단기간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푸마는 스피드캣에 이어 1980년대 축구장 테라스 문화를 대표하는 스니커즈 ‘팔레르모’(PALERMO)를 출시하며 스포츠와 일상 경계를 허무는 아이템으로 대세감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팔레르모는 1980년대 영국과 이탈리아 축구 경기장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테라스 관중들과 축구 팬들에게 수십 년간 사랑받아온 모델이다. 축구 유니폼을 일상의 복장에 매치해 입는 블록코어룩 원조 격으로 푸마는 SS24시즌을 겨냥해 아시아·태평양(APAC) 앰버서더 아이브(IVE)와 함께 새로운 팔레르모 컬렉션을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MZ세대가 일상에 매치하는 ‘데일리 신발’ 중 많은 모델들이 스포츠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를 끈다.

2020년대 들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나이키 ‘에어포스’(Air Force) 시리즈는 농구에 기원을 두고 있다. 1982년 ‘농구화에 에어를 넣어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돼 ‘에어’가 들어간 나이키의 첫 농구화로 에어포스가 출시됐다. 1984년 단종됐다 다시 출시됐고, 1990년대 들어 농구화로써 기능적인 면보다 힙합 문화 등 일상 속 데일리슈즈로 정체성을 굳힌 이래 현재까지 스트리트 패션을 상징하는 신발로 자리잡았다.

아디다스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신발인 ‘삼바’(SAMBA) 또한 축구에서 파생된 스니커즈다. 삼바 OG(오리지널)는 출시 당시 인도어 전용 풋살화로 세상에 나왔다. 아디다스는 1980~1990년대 삼바로 풋살화 시장을 주름잡았다. 풋살화는 착화감이 중요한 장비라는 점에서 현 시대 기능적인 신발이 오히려 역으로 패셔너블한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는 시장의 동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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