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공천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김동연 사람들'의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김 지사가 이번 총선을 통해 당내 기반을 마련해야 훗날을 기약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지만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최대 규모 지방자치단체장의 위상에 걸맞게 자천타천 김 지사 측근들의 출마 러시가 예상됐다.
기획재정부시절부터 김 지사와 호흡을 맞춰온 김용진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를 필두로 채이배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 김진욱 경기도 대변인 등이 출마예상자로 꾸준히 거론됐다.
하지만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측근이라기보다 동지적 관계에 가까운 염태영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 정도만 거론되고 있다.
경기도 정무라인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김 지사는 총선 공천과 관련해 당에 ‘지분’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통상 대권을 꿈꾸는 광역지자체장들이 측근들의 ‘총선 모심기’에 골몰하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당장 비슷한 체급의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송주범 예비후보와 김의승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현경병 전 비서실장, 이창근 전 대변인 등이 줄줄이 총선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당내 공천 주도권을 놓고 친명계(친 이재명)와 친문계(친 문재인)가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과 경쟁자를 키우지 않는 정치판 속성상 당내 기반이 약한 김 지사가 끼어들 여지가 적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가 아무래도 정치 이력이 짧다 보니 공천싸움에서 ‘밀당’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이재명 대표도 자기 지분 챙기기에 바쁜 상황에서 경쟁자 그룹에 분류되는 김 지사에게 지분을 허락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당 지도부에서 (김 지사에게)여지를 안 준다. 이 대표 쪽도 자기 사람 챙겨주기 급하다. 친명끼리도 경쟁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경쟁)대선주자 (지분을)챙겨줄까”라며며 “(김 지사가)정치경력이 짧아 자기 사람도 적지만 설령 있더라도 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한 김 지사의 속마음은 알 수 없다. 당내 공천과 관련해 특별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 총선 최대 승부처로 손꼽히는 경기도를 연이어 찾으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계획을 줄줄이 발표하자 경기 동서부 대개발 계획 발표로 사실상 맞불을 놓으면서 존재감을 부각 시키고 있다. 발표 자리에는 항상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대거 자리해 김 지사와 대여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사람 심기보다는 성과를 내 국민들에게 평가 받겠다는 의지”라고 이 같은 행보의 의미를 설명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 여당은 대통령, 비대위원장이 하루가 멀다하고 경기도로 와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며 “이에 비해 이재명 대표의 발걸음은 뜸하다. 김 지사가 나름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정치평론가는 “총선 모심기는 어렵다. (대선을 노린다면)김 지사는 이제 자기 브랜드가 필요하다. 사람 심는 것보다 국민적 관심을 끌만한, 사회적 변화를 일으킬 만한 성취를 내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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