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김동철(사진) 사장을 중심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에 적극 나선다. 정부가 상장 공기업에 대해 기업가치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다른 공기업들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18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최근 주변에 관련 절차를 검토해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 사장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최대 3000만 원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사장은 재산 공개 대상이어서 3000만 원 이상의 주식은 백지 신탁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사석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상장 공기업의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 경영을 위해 매입 한도 상향 등에 대한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9년 상장돼 한동안 ‘국민주’로 불려온 한전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한전의 재무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 한전은 23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5700억 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한전이 6조 원대의 영업 흑자를 내면서 3년간의 영업적자 늪에서 탈출할 것으로 점친다.
자사주 매입은 정부가 26일 발표할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한다는 의미도 있다. 지난해 말 현재 한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8배로 추정된다. 한전 주가는 원전 증설 기대감과 저PBR주 훈풍에 힘입어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시점과 비교하면 약 6.63% 낮다. 앞서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 평가 시 상장 공기업의 경우 △배당 수준의 적정성 △소액주주 보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모범 규준 준수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성과를 반영하기로 했다. 한전 안팎에서는 조만간 이사진이 현 상황에서 가능한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가에서는 다른 상장 공기업들도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상장 공기업은 한전 이외에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한전KPS·강원랜드·GKL(그랜드코리아레저) 등 7곳이다. 지역난방공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따라 향후 정부와 협의를 통해 소액주주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안 방안을 협의 및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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